기자명 김영길기자
  • 입력 2017.06.10 09:00
<사진제공=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뉴스웍스=김영길기자] 오늘은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일이다. 서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6.10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고 한다. 오늘 하루 만은 지난 30년 전 온 국민이 여망했던 민주주의에 대한 모습이 어떤지와 민주주의를 한층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30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당시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이 말이 6.10 민주항쟁의 단초가 됐다. 바로 서울대 재학생 박종철 군 고문사건이다. “탁” 하면 “억”하고 죽는 게 말이나 될 소린가? 경찰은 초기 발표에서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터무니없는 망언을 하며 발뺌을 하다가 시체부검 결과 전기고문과 물고문에 의한 살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으로 국민들을 분노했고, 거리로 몰려 나왔다. 전국 18개 도시에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하는 대규모 가두집회가 열렸다. 하루 전인 6월 9일 연세대 학생 수천여명이 시위를 벌이던 중 연세대 이한열 군이 최루탄을 맞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급기야 사상 최대 인원인 100만명 이상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물론 넥타이 부대들까지 합류하며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전두환 정권은 4·13호헌조치를 철회하고 29일에는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국민들의 민주화와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6.29선언’을 발표했다. 국민이 직접 나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킨 두 번째 혁명으로 기록되는 순간이 된 것이다.

6.10 민주항쟁은 한국 현대사의 큰 분수령이었다. 물론 4.19나 5.18 등 역사에 기록될만한 일들도 많았지만 6.10 민주항쟁은 군사독재와 싸워 이겼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온 일대 사건이었다.

6.10 민주항쟁은 군사정권에서 문민정권으로, 독재에서 민주로 그리고 개발과 성장 중심에서 분배의 조화와 삶의 질을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발판이 됐다. 6.10 민주항쟁을 ‘민주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6.10 민주항쟁은 30년 후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밀알이 됐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가 여기서 끝난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한 여정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민주화는 되었지만 청년실업, 가계부채 등 국민의 삶의 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서다. 이제는 더 좋은 민주주의,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만 30년 전 민주화를 그토록 외치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열사들에게 다소 나마 빚을 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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