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7.20 14:16

'노사공동위 확약 쟁취' 앞세우다 교섭막판 스스로 '발목'

하부영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이 지난 3일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자사주 소각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가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막판 교섭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자승자박‘에 빠진 하부영지부장이 조합원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교섭에 끼어들어 제동을 걸자 집행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열린 제20차 임단협 교섭에서 합의에 실패하자 현대차 울산공장 현장에서는 하 지부장을 비판하는 문자메시지가 빠르게 공유되며 공감을 얻고 있다.

20일 쓰여진 이 메시지를 보면 “오늘이 하계휴가 전 타결을 위한 마지막 교섭일인데 금속노조 요구안에 대해 (집행부가) 절대 양보없다고 하고 오늘 교섭이 열릴지도 모르겠다”며 “하 지부장은 자기가 한 말 때문에 자기 몸을 묶고 이젠 풀지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껏 금속노조 안건 때문에 발목잡힌 집행부는 없었다”며 “역대지부장들은 금속노조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마무리시점에는 욕을 먹더라도 결단했고 금속노조는 이에 못이기는 척 묵인하며 끝내왔던 게 관행”이었다면서 현 집행부의 교섭과정을 지적했다.

또 “막판 정리하는 마당에 김 위원장이 집적 교섭에 3번이나 와서 금속요구안을 받아주지 않으면 체결하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모양새”라며 “하 지부장은 김 위원장의 수에 놀아난 역대 최악의 지부장”이라고 일갈했다. 이제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에 속박돼 아무것도 못하는 ‘식물지부’가 됐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이러한 강한 비판이 나오는 것은 19일 잠정합의가 가능했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노사공동위원회 확약’을 요구하며 교섭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현장 조합원들은 여기에 하 지부장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하 지부장은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금속노조 요구안인 ‘노사공동위 확약’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하 지부장이 금속노조의 요구안을 현대차지부 교섭의 핵심쟁점으로 올리면서 발목이 잡혔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21차 교섭은 오후 4시부터 열릴 예정으로 여름휴가 전 마지막 임단협 타결을 시도한다. 현대차의 여름휴가는 오는 30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날까지 잠정합의안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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