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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노트] 유천호 강화군수의 눈물

기사승인 2018.07.05  09: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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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기자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유천호 강화군수가 취임식 도중 울음을 터뜨렸다.

2일 강화군 문예회관에서 열린 유 군수 취임식에는 장마철 궂은 날씨에도 2000여명의 인파가 구름떼처럼 몰렸다.

유 군수는 취임선서에 이어 강화의 앞날을 조명하는 20여분의 정책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던 그가 취임사 말미에 연설문을 읽던 도중 자신을 성원해 준 군민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대목에서 갑자기 울컥하며 눈물을 보였다.

취임식장은 잠시 짧은 침묵이 이어졌지만 대강당을 가득메운 관중들은 이내 뜨거운 박수 갈채와 환호로 격려했다. 유 군수는 재차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유 군수의 눈물에 행사장은 숙연해졌고, 이를 보고 있던 군민들도 순간 덩달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군민과 함께하는 군정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하고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유 군수는 자리로 돌아가 이인헌 여사와 나란히 앉은 채 손수건을 꺼내 흘렸던 눈물을 닦았다.

이날 유 군수가 보인 눈물은 아마도 지난 6년 동안 자신이 걸어왔던 선거여정에 대한 회상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감정이 복받쳐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와신상담 끝에 재기에 성공했다는 뿌듯함도 그 눈물에 녹아내려 있었을 것이다.

민주당 돌풍을 뚫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지역 10개 군·구 중 유일한 야당 기초단체장이 된 유 군수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역경을 거쳤다.

그는 지난 2012년 보궐선거로 강화군수에 당선됐지만 2년 2개월이라는 짧은 재임기간과 레임덕으로 중·장기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그리고 2년 뒤 지난 정권인 새누리당 공천 신청으로 재도전에 나섰지만 억울하게 유죄가 된 전과기록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 현역 군수로써 초반 컷오프 되는 수모를 당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한 번 최종 경선에 오르는 기회를 얻었지만, 설상가상 이번엔 유 군수의 측근인사가 선거과정에서 돈 봉투를 돌리다 적발돼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이 사건으로 경선 자체가 무산됐고, 당은 강화지역에 아예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 군수는 무소속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이상복 전직 군수와 맞붙어 200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선거가 끝나고도 유 군수는 자신이 세운 장례식장 운영과 관련해 평소 세금 처리를 철저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근거 없는 탈세의혹에 연루돼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 군수는 무서운 집념으로 다시 우뚝 섰다.

그는 선거에서 낙선한 후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 읍면 구석구석을 돌며 지역 현실을 속속들이 살폈다. 각종 마을 행사 참석은 물론 관광버스 인사, 마을회관, 경로당, 주민자치센터 등을 다니며 귀는 군민의 쓴소리를 경청하고, 눈은 군민의 아픔과 애환을 들여다 봤다.

유 군수는 누에가 한 올 한 올 정성스럽게 명주실을 뽑아내듯 결코 짧지 않은 4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에 자신의 일상과 성찰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후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유 군수는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안영수 후보에 승리하며 공천을 따냈고, 야당에 대한 공세적 국면이 확연한 가운데서도 6·13 지방선거에서 마침내 전직 군수인 이상복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4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강화군 주민들이 지난 4년간 지역 활동에 집중한 유 군수를 선택한 것이다. 유 군수가 수천여명의 군민이 모인 가운데 열린 취임식장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이유다.

4년이라는 세월이 비록 유천호 개인에게는 긴 시련의 세월이었을지 모르지만 강화 지역 주민들은 그를 요긴하게 쓰기 위해 잠시 그를 가둬놨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보 인터뷰에 응했던 유 군수는 "저는 강화에서 태어나 강화를 지키며 강화의 발전을 바라며 살아온 강화군민의 한 사람일 뿐"이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그런 그가 이제 다시 민선 7기 제8대 강화군수 임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기자는 자신의 취임식에서 격한 눈물을 쏟은 유천호 강화군수가 재임기간 동안 강화 군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군수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4년 뒤 다시 한번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군수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알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최윤희 기자 (cyh6614@newsworks.co.kr)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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