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6.19 14:56

美 브리검여성병원, 비만인이나 2형 당뇨병 환자에 유용

<이미지=하버드메디칼 스쿨>

[뉴스웍스=고종관기자] 알약으로 위(胃)우회수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위우회수술은 고도비만인에게 하는 시술이다. 수술로 위의 용적을 줄여 음식을 적게 먹도록 유도한다.

미국의 연구팀이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알약을 개발했다. 알약의 기능은 특수 물질로 위를 도포해 칼로리 흡수를 줄이는 것이다. 칼을 대는 수술은 아니지만 원리와 효과는 같다.

지난 주 초 미국의 메디칼 전문미디어들은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비만대사수술센터장인 Ali Tavakkoli 박사가 발표한 연구결과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그는 위를 코팅할 수 있다면 위축소 수술과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는데 착안했다. 그래서 그가 찾아낸 물질이 서크랄페이트(sucralfate)다. 위벽을 도포해 보호하는 약으로 이미 미국 식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으니 안전성은 확보된 셈이다.

그는 이 약을 기반으로 LuCI(Luminal Coating of the Intestine)라는 화합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실험동물(쥐)에게 섭취토록 했더니 1시간 뒤 포도당 흡수가 47%나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 약은 건조분말 형태로 캡슐에 씌워져 있다.

연구팀은 이 약이 비만인 뿐 아니라 당뇨병 환자에게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슐린저항성인 2형 당뇨병 환자는 무엇보다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선 심한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위축소술을 권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 위우회수술을 받은 2만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가 2형 당뇨병이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만 해도 3000만 명의 당뇨병 환자 중 90~95%가 2형 당뇨병이다. 흥미로운 것은 코팅효과가 두세 시간 뒤면 없어진다는 점이다.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복용할 수 있는 안전한 약물이라는 것.

연구팀은 “우리가 개발한 것은 우수한 접착성을 유지하면서도 몇 시간 뒤면 효과가 사라지는 안전한 물질”이라며 " 안전성이 확보된 만큼 5년 이내에 제품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지난 주 ‘Nature Materials’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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