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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우건설 신임 사장후보 인선 유감(遺憾)

기사승인 2018.05.23  08: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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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

대우건설 신임 사장 후보로 낙점받은 김형 전 삼성물산 부사장과 관련한 낙하산 및 자질 논란이 대우건설 내부는 물론 건설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건설 CEO 선임 때마다 불거졌던 낙하산 논란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모습이다. 특히 과거 공사 발주 과정에서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 수감되는 등 자질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상식을 벗어난 최악의 인사(?)라는게 건설업계의 공통된 여론이다. 따라서 김형 신임 사장 후보자가 현재 제기되고 있는 반발들을 딛고 신임 사장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8일 김형 전 부사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추천한 이유로 지난 33년간 국내 굴지 건설사에 몸담으며 국내외 토목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토목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가 현대건설 재직 때 스리랑카 콜롬보 확장 공사와 삼성물산에서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 등 굵직한 국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점도 높게 평가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6년 국외사업 손실로 1조 원에 달하는 빅배스를 단행한데 이어 2017년 4분기 모로코 사피화력발전소에서 또다시 손실이 발생하면서 국외사업에 대한 우려가 지울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은 만큼 그가 적임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후보의 이력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그 누구라도 고개를 갸우뚱거리지 않을 수 없다.

대우건설 노조는 우선 김 후보가 지난 2004년 현대건설 재직 당시 광양항 컨테이너 공사 발주 과정에서 항만청 공직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전력을 문제삼고 있다. 그런가하면 삼성물산 재직 땐 지하철 9호선 시공 과정에서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건으로 부실공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14년 물러났다. 또 삼성물산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1조 원 가까운 손실을 입힌 호주 로이힐 광산투자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지난 21일 성명서에서 "기본적인 도덕성이 결여돼 있고 천문학적인 금액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직한 인물은 절대 대우건설의 수장이 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우건설 사추위도 대우건설 사장을 공모하면서 자격요건 중 하나로 도덕성 및 윤리성이 검증되고 대규모 부실책임 유무 등에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고 사장후보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 정한 만큼 이번 낙하산 인사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대우건설 안팎에선 박창민 전 사장이 최순실 사태와 연루되면서 선임 1년만에 자진사퇴했던 점에 비춰 이번엔 내부 출신이 새 CEO로 선임될 것이란 기대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처음부터 사추위 구성을 비롯해 깜깜이식 CEO선출을 강행하면서 상식밖의 낙하산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하자많은 김 후보자가 낙점된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소문이 이례적으로 무성하다. 건설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사추위가 4명을 면접했지만 산업은행이 이미 김형 후보로 결정해 놓고 나머지 3명은 들러리를 세운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면접을 시작하기 전부터 업계에선 김형 후보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는가 하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대우건설에 몸담았던 한 임원은 40명에 가까운 인물이 사장 후보에 지원했는데 왜 전과 이력이 있는 사람을 사장 후보로 추천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마디로 대우건설 사장 인선 작업이 석연치 않았다는게 건설업계는 물론 재계의 중론이다.

산업은행은 2015년 박창민 사장 선임 당시에도 일부 사추위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낙하산이었던 박 전 사장 선임을 강행한 바 있다. 다시 이같은 전철을 밟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 늦기전에 산업은행 낙하산 인사의 병폐가 대우조선해양의 사태를 부른 원인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도 산업은행이 정권들의 최대 적폐로 지목된 낙하산 인사를 단행한다면 건설사관학교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우리나라 건설업계를 이끌어왔던 대우건설의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산업은행이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이번 대우건설 사장 인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그 길만이 주인없는 회사라는 오명을 벗고 5000여 대우건설 임직원의 자존심을 지킬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대우건설 노동조합도 지난 21일 성명서를 내고 "밀실야합식 사장 선임에 대해 산업은행에 경고한다"며 "대우건설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설업체의 하나인 대우건설이 더 이상 낙하산 인사의 희생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

한재갑 (susin@newsworks.co.kr)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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