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5.22 11:17
<사진=SBS방송캡처>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3년 전 비공개 촬영회에서 모델을 협박하고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모 스튜디오 실장 A씨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22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오전 7시 40분경 유튜버 양 모씨와 배우 지망생 이 모씨가 고소한 A씨가 경찰에 나왔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촬영회 참석자 모집 역할을 한 또 다른 피고소인 B씨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사를 받는다. 

오전 9시 58분께 검은색 모자에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채 경찰에 출석한 B씨는 '양 씨와 이 씨에게 노출사진을 강요한 게 맞는지'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경찰은 A와 B씨를 상대로 촬영 당시 성추행이 있었는지, 양 씨 등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압적으로 촬영을 요구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경찰은 양 씨 등의 사진을 유포한 용의자를 찾는 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촬영이 여러 번 있었으므로 언제 찍힌 사진이 유출됐다고 아직 특정하지는 않았다"며 "피고소인 조사를 병행하면서 촬영자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두 사람을 출국 금지하고 이들의 주거지, 스튜디오,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이 유포된 사이트들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폐쇄 신청을 해둔 상태다. 
  
더불어 경찰은 폐쇄 신청한 사이트 외에 다른 파일 공유 사이트에 양 씨 등으로 보이는 사진과 동영상이 다수 업로드된 점을 확인해 이 파일의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다. 

앞서 양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 

양 씨는 "20대 초반 배우를 지망하던 시절, 피팅모델 알바를 구했다. 촬영 일자가 돼서 찾아가니 자물쇠로 스튜디오 문을 잠갔다. 그리고 스튜디오 안에는 20명 정도 돼 보이는 남자들이 모두 카메라를 들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두려움에 주변을 둘러봤지만, 창문 하나도 열려있지 않은 밀폐된 공간이란 걸 인지했다. 실장님은 일반적인 속옷이 아닌 포르노에만 나올법한 성기가 보이는 속옷을 입고 오라고 했다. 싫다고 했지만 '손해배상 청구' '이 바닥에서 매장한다'는 협박을 했고 반강제적 노출 사진을 찍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씨는 당시의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며 자신에게 무분별한 악플이 달리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혼자 있을 때 자기 전에 항상 인터넷을 뒤져봤고 혹시나 사진이 올라왔을까봐 매일 불안에 떨었다. 당연히 배우의 꿈도 버리게 됐다"고 했다.

양 씨의 폭로가 터지자 배우 지망생 이 씨도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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