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5.16 11:47

"헤지펀드 경영간섭으로 국가경제 걸림돌" 호소문 발표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과 의결권자문사들이 제동을 건 가운데 국내 상장사들은 경영권 방어제도를 도입해달라고 촉구했다.

16일 2000여개 상장회사를 대표하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공동으로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 촉구를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양 협회는 호소문에서 “우리 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일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간섭과 경영권 위협이 반복되고 있다’며 ”주요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행동주의 펀드의 국내기업에 대한 과도한 경영간섭으로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 소버린이 SK를 공격한 데 이어 엘리엇은 2015년 삼성, 올해는 현대차그룹을 타깃으로 삼았다.

양 협회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이 SK와 KT&G를 공격해 1년 남짓한 단기간 동안 약 1조5백억 원 대의 차익을 실현하고 철수했다. 특히 이번 현대차그룹에 대한 공격은 정책당국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상황에서 벌어져 그 충격이 더욱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어 양 협회는 “지금과 같은 상시적인 경영권 위험은 국가경제에 큰 걸림돌”이라며 “차등의결권 주식과 포이즌 필 제도 등 이미 보편화된 경영권 방어수단을 우리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입해야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규제인 감사(위원) 선임 시 3% 대주주 의결권 제한은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는 게 양 협회의 입장이다. 이어 양 협회는 “대주주 의결권 제한 폐지가 힘들다면 적어도 사회통념상 소액주주로 볼 수 없는 주주에게 대주주와 동일한 의결권제한을 둬 역차별적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호소문 발표식에는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회장, 김영재 대덕전자 회장, 김정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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