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5.10 10:10
<사진=MBC 방송화면 캡쳐>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최근 사내 갑질, 비리 등에 대한 내부고발이 이어지면서 전 사회적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내부고발자들은 폭로이후 '배신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왕따를 당하거나, 심할 경우 회사에서 쫓겨 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사내 갑질 등에 대한 폭로를 하면서 동료들에게 마저 외면받아 심한 스트레스로 종양 수술까지 받기도 했다.

이런 경우는 사기업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8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자신을 "1년 반 전 대구에서 공무원 내부고발로 인해 해임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억울한 사연을 털어놨다.

이 글의 작성자는 "(당시) 오로지 직속상관 (인사고과) 점수를 위해서 근무시간외 남아서 초과근무 수당 받아가며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편지질 해야하는 현실을 고발했다"면서 "말도 안되는 억울한 일로 해임되어 공직생활을 그만 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일(해고사유)보다는 내부고발로 인해 자기가 속한 조직에 먹칠을 했기 때문에 괘씸죄를 적용해서 해임시킨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임되고 난 뒤, 딸과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라 생각되어 잠시나마 자부심을 가졌으나 그건 정말 덜떨어진 생각이었다. 막상 해임되고 나니 먹고 살길이 막막했다"며 "공사장 막일, 대리운전, 퀵, 택배, 공장생활.. 닥치는대로 일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요즘따라 너무 후회된다. 1년 반전 내가 왜? 그런 미친 짓을 했을까?  그냥 부조리 덮고 넘어갈 걸"이라며 내부고발을 한 것에 대한 후회를 했다.

그는 또 "가끔 인터넷보면 내부 고발하고 해임 파면 되었다는 소식 접한다"며 "대한민국에서는 내부고발=고발자 파멸이 공식이다. 대한민국에서 내부고발은 자기 뿐만 아니라 가족의 파멸의 길"이라고 현실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지금 이 시간에 내부고발을 해서 회사 바꾸거나 사회를 바꿀 생각이면 접으시라. 현실은 정말 냉정하고, 참혹하다"며 "이젠 점점 삶의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 희망도 없다. 모든걸 내려놓고 싶다. 그 누구도 저 같은 길을 걷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글이 공개되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부조리한 공무원처벌 및 내부고발자 해임 복직시켜달라'는 청원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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