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4.16 02:19
<사진=유민아빠 김영오씨 페이스북>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절절한 사연이 전해지며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있다.

지난 9일 '유민아빠'로 잘 알려진 김영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패한 인생 가진거 하나 없이 남은 몸뚱이 하나로 버티고 또 버티다가 유일하게 내가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내 딸 유민이"라며 딸을 향한 애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유민아빠는 "비정규직으로 공장에서 일하면서, 밤엔 치킨집 알바를 하고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혼빠진 사람처럼 일만 하다가 ‘아빠’ 하고 불러주는 우리 유민이 목소리를 들으면 내가 누구인지, 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며 "주위에서 파산신청에 대해서도 권유했지만 어떻게 해서든 내 힘으로 빚을 갚는 모습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민아빠는 이어 "내 나이 46살 생에 첫 정규직, 이제 몇 년만 고생하면 빚을 갚고 우리 유민이 대학도 보낼 수 있겠구나 무언가를 꿈꿀 수 있었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었다"며 "아빠가 빚만 갚으면 우리 유민이한테 해주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12시간 2교대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어느날 이 세상에 내 딸이 없었다. 끝이 보이지 않던 깜깜한 터널을 걸어가던 내 인생에 유일한 빛이자 탈출구 였던 내 딸 유민이가 그렇게 허무하게 가버렸다"고 참사 당시를 생각하며 눈물어린 사연을 공개했다.

<사진=유민아빠 김영오씨 페이스북>

유민아빠는 또 "이제 아빠가 뭔가 해줄 수 있었는데,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보나 했는데, 나는 유가족이 되었다"며 "아빠가 정규직이 되고 대학에 보내줄 수 있다는 말에 유민이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때 ‘진짜야? 정말로 대학갈 수 있는거야?!’ 라고 되물으며 기뻐했던 유민이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해 글을 읽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빚더미에 깔려 죽을 것 같아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떠난 자식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며 "돈 없고 가난한 나는 딸을 잃고 죄인이 되었다. 내가 돈벌어 호의호식 하며 산 것도 아닌데 세상 사람들은 양육비 한 번 안 보내줬다고 욕을 한다"며 일부 비난하는 이들을 거론했다.

그는 이어 "넉넉하지 못한 양육비를 보내며 가장 마음 아프고 미안했던건 난데. 돈이 없어 나쁜 아빠가 된 나는 유민이를 그리워할 자격조차 없는 것처럼 얘기한다"며 "없이 살았지만 돈이 사람보다 중하다는 생각은 못해 봤는데, 세월호에 대해 돈돈 하는 강퍅한 사람들을 보면 씁쓸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하지만 유민이가 있어 행복한 아빠였다"면서 "가만히 있어도 아픈 4월이다. 유민이가 내 곁을 떠난 4월, 내 마음에서 영원히 떠나보낼 수 없는 내 딸 유민이, 유민이가 그리워 미칠 것 같다"며 아픈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너를 다시 볼 수 있다면, 만질 수 있다면. 안을 수 있다면, 아빠라 불리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보고싶다 유민아...."라며 어처구니 없는 참사로 딸을 먼저 보낸 애틋한 부정을 드러냈다.

한편,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정부차원으로는 처음으로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다.

정부는 이 날 오후 3시부터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가 있는 안산 화랑유원지에서‘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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