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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GM사장 "다른 공장 폐쇄도 고려"…한국에 '선전포고'

기사승인 2018.02.14  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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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지엠은 구조조정 달인…호주와 같은수순 철수가능성"

한국지엠의 부평2공장에서 생산된 올뉴말리부가 선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한국지엠의 모회사인 제네럴모터스(지엠)가 한국 정부와 노조와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공장 폐쇄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엠 본사의 한국 정부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된 모양새다.

댄 암만 지엠 글로벌 사장은 14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노동조합과의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몇 주 안에 나머지 공장들의 폐쇄에 대해서도 결정할 것”이라며 “시간이 없기 때문에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을 폐쇄한 뒤 2000여명의 근로자를 구조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지엠 경영진의 발언은 국내 근로자들을 볼모로 삼은 한국정부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지엠은 본사와 주력공장·기술연구소·디자인센터 등이 있는 인천 부평, 크루즈·올란도와 디젤엔진 생산기지인 군산공장, 스파크와 다마스를 생산하는 창원공장, 변속기와 엔진부품을 만드는 충남 보령공장 등 총 4개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들 4개 공장의 직원 수는 1만5000여명에 이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칼을 쥔 지엠이 정부로부터 유상증자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을 벌이는 것”이라며 “노동친화적인 한국정부가 노동자 대량 해고를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지원받기 위한 칼을 바로 빼든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엠 본사는 한국지엠을 호주와 같은 방법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2015년 미국 지엠 본사를 방문했을 때 관계자들로부터 호주 사례를 잘 살펴보라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엠은 지난 2013년 호주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2017년까지만 현지에서 차량을 생산한 뒤 공장 문을 닫았다. 지엠은 호주를 비롯해 수익성이 낮은 유럽과 인도, 남아공 등에서 잇따라 철수하며 글로벌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지엠은 지난 금융위기 당시 강도 높은 지엠 본사의 구조조정에서도 살아남았지만 이는 한국지엠의 소형차 R&D 능력 때문”이라며 “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등에 업은 중국 상하이지엠에 R&D 기능을 뺏기고 있는데다 생산기지로서의 역할도 약화되고 있어 지엠으로선 아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사업장 역시 호주처럼 지엠의 포트폴리오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버려야 할 사업’에 속한다는 게 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시 말해 한국 정부가 거액의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짐을 싸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의 공장폐쇄와 철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진행된 공정무역 관련 간담회에서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는데 이 공장은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이런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을 것"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지엠이 미국으로 이전한다는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억지'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 같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한국지엠의 공장 폐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 교수는 “제네럴모터스는 ‘트럼프모터스’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사실상 미국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통상 정책이 한국지엠의 공장 폐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엠이 압박한다고 해서 섣불리 거액의 자금 지원을 하는 것은 경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의 적자에 대한 책임은 경영을 잘못한 회사 측에 있기 때문에 자구책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김 교수 역시 “지엠은 글로벌 자회사들에 빨대를 꼽고 배를 불린 뒤 효율이 떨어지면 가차 없이 철수하는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며 “무작정 지원하는 것은 궁극적인 회생이 아닌 연명 수단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연구위원 역시 “아쉬울 것 없는 지엠 본사는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다”며 “현재의 정부 태도처럼 공장을 폐쇄한다고 해서 호들갑을 떨기보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끌려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엠은 한국정부에 철수를 무기로 떼를 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야 할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kyung2332@newsworks.co.kr)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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