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01.11 15:16

채굴업자들 미국·캐나다 등 해외이전 준비중

<인포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중국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채굴'을 금지했다.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80%를 담당하는 중국에서 채굴이 전면 중단된다면 관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인터넷금융감독기구인 인터넷금융위험관리공작영도소조는 최근 지방정부에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지침은 "비트코인 채굴이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하고 투기를 조장한다"면서 채굴업자의 '질서있는 퇴출'을 요구했다. 다만 마감 시한을 정하지는 않았다.

신장(新疆), 쓰촨(四川), 네이멍구(內蒙古), 윈난(雲南) 등 중국 남서부 지역은 저렴한 전기요금과 서늘한 기후로 암호화폐 채굴의 최적지로 꼽혀왔다. 이 곳에 채굴사업장이 몰리면서 중국은 암호화폐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국가로 부상했다.

암호화폐 분석기관인 미국의 차이날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된 전 세계 컴퓨터 전력의 80%를 차지했다. 이 기간 새로 생성된 비트코인 10개 가운데 8개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차이날리시스의 필립 그래드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 1개가 채굴돼 시장가격에 반영되고 안정되기까지 통상 14일이 걸린다"며 "중국이 모든 채굴장의 전원을 갑자기 끊어버릴 경우 가늠하기 힘든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고 우려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9월 암호화폐 계좌 개설을 금지하고 자국 내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을 중단시켰다.

이처럼 암호화폐 거래부터 채굴까지 모두 막힌 중국 채굴업자들은 해외 이전을 준비중이다. WSJ은 중국 채굴업체들이 규제가 심하지않고 채굴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 캐나다, 아이슬란드, 멕시코, 노르웨이 등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전력 소비량이 120~140TWh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세계 전력 수요 14위인 아르헨티나의 전체 소비량과 비슷한 규모다. 매우 복잡한 수학적 연산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채굴에는 막대한 전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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