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7.08.18 17:50

[뉴스웍스=박경보기자] BNK금융그룹 회장 인선과 관련한 논란이 뜨겁다. 최종 면접에 올라간 외부인사와 내부인사를 두고, 한쪽에선 외부인사를 낙하산 인사라고 반대하고 있고, 내부인사에 대해서는 적폐청산, 개혁의 대상이라고 성토하는 여론이 있어서다.

실제 BNK금융지주가 후임 회장 선출을 놓고 낙하산 논란이 격화되면서 17일 발표 예정이던 후임 회장 내정 계획이 불발됐다.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날 후보자 3인 최종 면접 후 내정자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21일 재논의한 뒤 후임 회장을 내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면접을 가진 후 오후 1시께부터 논의를 시작해 장장 4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으나 내부 인사가 적합하냐, 외부인사가 적합하냐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다음 임추위가 예정된 21일에도 결론이 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종후보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총 6명의 임추위원 가운데 과반수인 3명 이상으로부터 표를 받아야 한다. 임추위는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윤인태 법무법인 해인 대표변호사, 이봉철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부사장 등 6명이다. BNK금융의 한 관계자는 “임추위원 별로 이견이 커서 재논의 결과도 예측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임추위원들의 회장 선임을 놓고 격론을 벌인다는 것은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임추위에서 돋보이는 것은 비상임이사로 참여한 롯데측 위원이 내부인사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는 국민연금에 이어 BNK의 2대 주주다.

통상 롯데는 경영권 행사를 하지 않고 중립을 지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롯데가 이번에만 유독 사내인사를 회장에 선임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롯데의 속내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금산분리가 엄연한 상황에서도 은행 등 금융지주에 대한 영향력을 더 키우고 싶었던 것일까. 정말 외부인사가 낙하산이여서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일까, 아니면 적폐세력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내부인사에게 다시 기회를 주려한 것일까.

롯데의 이번 의사표명이 그룹의 뜻인지, 임추위원 개인의 뜻인지 분명치 않지만 BNK금융 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앞서 ‘롯데가 왜 그랬을까’에 대한 이유가 더 궁금하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