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8.17 16:04

[뉴스웍스=박명수기자] 중국 국영 통신기업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이 대규모 지분 매각을 통해 민간 자본을 수혈, 민영화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 IT공룡 3인방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14개 기업이 투자하는 이번 개혁안이 향후 중국 국영기업의 모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이나유니콤은 총 780억 위안(약 13조261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해 이를 민간기업에 매각할 방침이다.

증자 주식을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들은 알리바바, 중국인수보험, 텅쉰(騰訊), 바이두(百度),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 온라인 소매업체 JD닷컴, 가전판매업체 쑤닝(蘇寧) 등 14개 기업이다.

구체적으로 텐센트가 110억 위안을 투자해 5.21%의 지분을 보유한다. 이어 바이두 70억 위안(3.31%), 알리바바 43억2500만 위안(2.04%), JD닷컴 50억 위안(2.36%), 쑤닝 40억 위안(1.88%) 등을 투자해 전체 민간기업 투자자 지분율이 18.7%에 달할 전망이다.

또 중국인수보험도 217억 위안을 투자해 10.22% 지분을 보유하는 등 국유기업 투자자 지분도 16.5%에 달한다.

전략적 투자자들은 지분 참여에 따라 이사회에도 참여해 발언권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텐센트 같은 인터넷기업들도 차이나유니콤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번 증자는 국유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혼합소유제'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번 매각으로 중국 정부의 유니콤 지분은 현재의 63%에서 37%로 낮아지게 된다.

중국 정부는 15만 개에 달하는 국유기업 효율성 향상을 위해 혼합소유제를 도입했다. 국유기업에 민간의 자본과 경영노하우를 삽입하자는 취지다.

홍콩 영자지 SCMP는 국영기업의 지배구조에서 민간자본과 정부 지분을 혼합해 민간 부문의 혁신과 전문성 등을 도입하려는 ‘혼합소유제’의 첫 적용 사례라고 설명했다.

왕샤오추(王曉初) 차이나유니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분 매각은 연말까지 이뤄질 것”이라며 “이는 유니콤 역사에서 뚜렷한 전략적 기회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기존 통신망 확충과 차세대 이통망 기술인 5세대(5G)망 개발에 쓰일 것이다"면서 "특히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JD닷컴 등 IT 대기업 네 곳과 모바일 결제, 인터넷 금융,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영역에서 협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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